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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는 어쩌다 홍콩 독수리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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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주얼스트랩 2015. 11. 2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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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는 어쩌다 홍콩 독수리가 되었는가

홍독을 아시나요? 홍콩 독수리, 바로 아르마니입니다. 시계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대학생 시절, 저에게 아르마니는 나름 로망이었고 명품(?)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시계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쌓일 때쯤 '홍독'이라는 나름 귀여운 별명이 여러 시계 커뮤니티를 통해 거론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와 같습니다. 수십만 원에 달하는 리테일가에 비해 시계의 만듦새는 형편없다는 것 입니다. 3-4만원 대 시계에 들어가는 미요타 저가 무석(non-jewel) 무브먼트를 사용하면서,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정책을 펼친다는 것 인데요, 모두 맞는 말 이긴 합니다. 브랜드 밸류를 빼고 시계 자체만 놓고 봤을 때는 자판에서 판매하는 만 원짜리 시계와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의 퀄리티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외와 같은 문제는 아르마니 뿐만 아니라 여타 다른 패션 브랜드도 해당됩니다. D&G도 있겠고요 이처럼 브랜드를 앞세워 퀄리티 대비 높은 가격정책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브랜드는 많습니다. 아무래도 그 중 가장 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브랜드가 바로 아르마니이기 때문에 이러한 비난이 집중되는 것 같습니다.

 

근데 참 누구를 탓하기도 뭐 합니다. 구매결정의 주체는 결국 본인이었을테고, 이러한 구매결정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건 '아르마니'라는 브랜드만이 채워줄 수 있는 '허영심'이었을테니까요. 사실 비슷한 금액대에서 시계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세이코를 구매하는 것이 맞습니다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홍독이라는 단어는 몇년 전부터 계속 사용되어 왔고, 그럼에도 아르마니 시계는 아직도 패션 시계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홍독의 존재를 알면서도 아르마니 시계 구입을 망설이지 않는 분도 계십니다.

 

브랜드 포지셔닝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일깨워 주는 이야기 같습니다. 세이코와 아르마니의 국내 매출액은 정확히 모릅니다. 하지만 세이코의 기술력이 아르마니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차원의 벽이 존재하는 위치에 있다는 걸 생각할 때 과연 그만큼의 매출 차이가 있을까라는 생각은 하게 되네요.

 

홍독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도, 세이코와 아르마니 사이에서 고민하다 후자를 선택한 소비자 또한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저 또한 그 중 하나였고, 실제로 일반인에게 있어 두 브랜드의 인지도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시계에 대한 지식이 정말 전무하신 분들 중에는 아르마니와 까르띠에가 비슷한 급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브랜드 특성상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오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렇게 얘기하니 인지도 관점에서 아르마니의 위치가 새삼 대단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낍니다. 

 

불과 몇년 사이 시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급증하였습니다. 홍수와 같은 비난 속 홍독의 날개짓은 다소 주춤하였습니다만, 수년간 쌓아온 그 위상이 쉽게 사라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이래저래 여러 수난을 겪고 있는 브랜드지만 어린 시절 필자에게 심어줬던 브랜드에 대한 충성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 처럼요. 어찌보면 흑역사가 될 수 있는 별명 홍독, 한 켠 아련해집니다. 필자는 뭐 나름.. 제 기준에서 홍독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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